2025. 1. 31. 17:30ㆍ먹어요
안녕하세요. 삼아인터내셔날 기업문화 블로그입니다.
너무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동안 대형 프로젝트다, 연말 여행이다, 2024 갈무리를 잘 해내려다보니 블로그 포스팅은 먼훗날 일로 미뤄두게 되었네요. 하지만 뭐, 언제부터 삼아인터내셔날 기업문화 블로그가 실시간이었다고... 이제부터 휘모리 장단으로 몰아치듯 포스팅을 서둘러 보겠습니다. 그럼 되겠죠?
삼아인터내셔날의 연말은 그 누구보다 바쁘고 정신 없었습니다. 아쉬움에 떠나 보낸 인원만큼 새로운 얼굴도 많이 만나보게 되었구요. 원래 연말이라는 게 마냥 설레기보다는 뒤숭숭하다는 표현이 딱 적절하잖아요. 업무량은 정신 없이 많지만, 조기 퇴근 소식이 어디서 뿅 하고 나오는 거 아닌가 오매불망 설레면서 그렇게 지나온 것 같네요. 비록 저는 지난 해와 같이 연말 휴가 원기옥을 사용해 함께하지 못했지만, 여러분!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어느 덧 삼아인터내셔날이 여의도 한복판을 떠나 우리만의 둥지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튼지도 9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이 블로그로 유입되는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여의도 맛집'인 것이 분명하지만, '아, 이제 영등포 맛집을 소개해야 하나보다' 거의 반 포기 상태였던 제게 한줄기 빛과 소금 같은 새로운 신상 맛집이 등장해 여러분께 소개해 올리고자 합니다. 바로, 맛집 불모지나 다름 없는 동여의도에서 발견한 곳입니다.
🚩 이차강
(서울 영등포구 63로 36 리버타워 2층)
저 위치와 건물, 제게는 여의도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시피한 사우나가 있는 곳으로 인식되어 도저히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았었는데요. 어느 날,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보다가 중식에 호기심을 가진 동료가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동파육이나 베이징덕 같은,
진짜 중식을 한 번 맛보고 싶어요.
빠스 아녀?! 빠스여?
뒤에 붙인 말은 많은 분들이 상상하셨던 것처럼 백종원 성대모사입니다. 정지선 셰프의 티엔미미나, 여경래 셰프의 블루샹하이, 철가방요리사의 도량 등은 이미 웨이팅이 폭주해 당분간은 입장이 어렵겠지만 맛있는 중식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여의도 모처에도 충분히 있지 않을까 싶어 한달여를 리서치 했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짜잔-하고 북경오리가 메뉴에 포함된 이차강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살펴보니 베이징덕을 경험하지 못한 동료들이 많더라구요. 아무래도 중식이라고 하면 짜장면/짬뽕/탕수육 정도만 생각하는데다 요리류는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적&금전적 여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접하기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저도 어렸을 때 베이징 여행 당시 처음 맛을 보고 국내에서는 기억에 남을만큼 맛있는 경험을 더하지는 못했던 터라 이차강에 거는 기대가 아주 컸답니다.

찍어둔 사진을 찾아보니 첫방문이 2024년 10월 4일이었네요. 네이버로 검색하고 매장으로 예약 전화를 걸었더니 베이징덕의 경우 예약금 입금이 우선이라고 해 5만원을 선입금 하고 찾아갔었답니다. 2025년 1월 10일, 두번째 방문일 때는 캐치테이블로 예약해 내역이 남아있네요. 캐치테이블을 이용하면 예약 인원당 1만원+베이징덕의 경우 5만원의 예약금을 선납하게 되는데요. 노쇼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적절해 보였어요. 예약금은 식사 후 결제를 완료하면 캐치테이블을 통해 일정 기간 후 반환된답니다.

퇴근 후 리버타워빌딩에 도착해 2층으로 올라가면 엘리베이터 바로 오른편에서 이차강 간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두번째 방문했을 때야 '이차강이 무슨 뜻일까? 혹시 사장님 성함을 그대로 따온 건 아닐까?' 추측해보곤 했는데요. 웬걸, 정답이더라구요! 여기 사장님 독특하신 게... 마치 장사하기 싫으신 듯 열정이라곤 요만큼도 찾아보기 힘든 분입니다. 첫 방문, 두 번째 방문 전부 카운터에서 사장님을 네번이나 불렀는데 두문불출이셨구요. '오셨네요! 자리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또는 '오시는 길, 추우셨죠?', '이 메뉴 정말 맛있어요. 이 인원이 드시기에 딱이에요.' 같은 영업의 추임새를 전혀 기대할 수 없어요. 벨을 눌러도 느즈막~히 오시고, 꼭 필요한 말만 하시고, 예약하고 10분 늦었는데 서둘러 달라는 말씀도 전혀 없으시고, 과한 친절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어우, 나름의 매력이 확실한 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미사여구가 전혀 쓸모없을만큼 음식이 하나하나 다 맛있어요.

입장할 때 제일 안쪽에 있는 주방을 잘 보시면, 벽에 주문한 북경오리가 통째로 걸려있는 걸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쉽게 맛보기 힘든 요리이다보니 방문 3일 전에 주문해야 빠싹한 껍질과 야들야들한 속살의 최대치 맛을 경험하실 수 있어요. 어떻게 조리를 하는 건지 자세한 내막을 잘 모르지만, 튼실한 오리가 맛깔나게 구워진 채로 저희에게 왔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초원을 뛰어다니며 건강하게 살집을 올렸을 오리의 전신을 열심히 인증샷으로 남겼다면 옆에서 기다리고 계시던 사장님에게 눈빛을 보내주세요. 그러면 '다 찍으셨나요?'라고 묻자마자 다시 오리를 빼앗아 가십니다. 이건, 완전히 세팅되었을 때의 풀샷이 제일 중요해요. 다시 군침이 돌기 시작하니까 빠르게 보여드리겠습니다.





짜잔! 얼마나 조리가 완벽했는지 껍질과 속살이 완벽하게 분리되어 요렇게 다시 만나게 된답니다. 북경오리 유독 좋아하는 분들은 껍질만 하나 집어 함께 제공된 설탕을 콕 찍어 첫 입에 드셔보세요. 적당한 기름기와 바삭한 식감이 어떤 닭요리에서도 경험할 수 없던 깊은 맛을 선사한답니다. 무엇보다 전혀 질기지 않아요. 껍질은 질겨서 잘 먹지 않는다는 분들도 베이징덕의 껍질은 먹을 기회가 있다면 마다하지 말고 꼭 드셔야 하는 별미입니다.


사진으로 다시보니 첫번째 방문과 두번째 방문 때 속살이 서빙된 방식이 달랐었네요(전혀 눈치채지 못했음). 첫방문 때는 몸통살, 다리살을 구분해서 전병과 함께 왕창 먹을 수 있게 내주셨고, 두번째 방문 때는 부추잡채에 함께 섞어주시겠다며 속살은 절반 정도만 내주셨답니다. 북경오리 먹는 법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포스팅을 통해 처음 만나시는 분들을 위해 감히 설명 한 번 해보겠습니다, 엣헴.

<북경오리 맛있게 먹는 법>
1. 뜨끈하게 찜기에 데워진 전병을 하나 들어 반으로 찢는다.
(전병 하나를 왕창 먹어도 되긴 하지만 북경오리의 깊은 맛을 느끼려면 절반으로 나누는 것이 적절합니다)
2. 오리 껍질을 위에 살포시 올린다.
3. 오리 속살을 두 점 이상 푸짐하게 올린다.
4. 함께 제공된 오이채와 탕파를 조금 올리고 진한 색상의 첨면장을 올린다.
5. 젓가락 끝을 섬세하게 조절하여 예쁘게 말아 한 입에 먹는다.

마딛따, 우움~ 마딛떠!!!
자주 먹는 닭고기 요리, 그러니까 후라이드 치킨/양념 치킨/간장 치킨/삼계탕/닭 특수부위 요리 이런 것에서는 느낄 수 없는 차진 풍미와 짭쪼름함이 입 안을 가득 채우고, 꿀꺽 삼키고 나면 깔끔한 뒷맛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훈제오리고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갖가지 야채를 곁들여 자주 찾아드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오리고기 특유의 기름기와 맹맹한 맛을 가뿐히 이겨내는 극강의 맛입니다. 오리고기의 끝판왕?! 이랄까. 조리 방식에 따라 느껴지는 풍미가 이렇게나 차이가 난다니, 요리의 세계는 정말 신기한 것 같아요.


사실은 소룡포가 애피타이저로 먼저 나왔으니, 돼지고기 소룡포와 새우 소룡포도 맛을 봅니다. 딤섬 메뉴는 4개 기준이라 인원 수에 따라 사장님이 알아서 인원 추가를 진행해 주신답니다. 메인 요리인 북경오리 먹기 전에 입천장과 혀를 다 데고 싶지 않다면 소룡포를 먹을 때는 꼭 주의하셔야하는 거, 알죠? 스푼에 소룡포를 하나 올리고 젓가락으로 피를 살짝 찢어 생강초절임을 톡톡 묻히면 먹을 준비 완료! 벌어진 소룡포 사이로 김이 폴폴 새어나온다면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적당히 먹을 준비가 되었다 싶을 때, 입술을 대 온도를 먼저 체크하고! 호로록 한 입 가득 머금으면 촉크촉크한 소룡포의 진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은~~~ 하가우가 나왔습니다. 뭔가 '나!튼실!'해보이는 게 먹음직스럽죠? 새우살을 통통하게 채워넣어 뽀오얀 속살이 만두피 밖으로 비치는 것이 아주 야하구먼~ㅋㅋ 하가우는 소룡포보다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라 메인 요리 맛보기 전에 입 안의 공기를 너무 헤치고 싶지 않다 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다음으로 XO게살볶음밥과 비풍당새우 그리고 동파육이 나왔구요. 풍미가지는 사장님에게 애교로 받아낸 써어비스! ㅎㅎ여기서 사장님의 매력이 한 번 또 터지는거죠.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이것저것 랜덤으로 시켜보다가, 제가 또 가지튀김에 환장하거든요. 양꼬치 집에 가도 양꼬치보다 지삼선을 더 많이 먹는 게 바로 저란 인간이고, 중국집에 가서도 가지덮밥이 있으면 짜장면의 환장할만큼 달콤한 냄새도 이겨내고 가지덮밥을 홀로 주문하는 제게 '가지'라는 단어가 보였을 때 얼마나 흥분했겠어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우리 : 사장님, 풍미가지는 서비스로 주시면 안될까요?
사장님 : 아 그건 좀 어렵겠는데요...
우리 : 그, 그럼 주문할게요! 풍미가지도 하나 주세요!
(잠시 후 음식을 내오시며)
사장님 : 풍미가지는 서비스입니다~
뭐 이런 느낌?ㅋㅋ XO게살볶음밥은 기대했던 것만큼 짬쪼롬한 것이 맛있었구요. 비풍당새우는 바삭한 식감을 위해 껍질째 튀겨져 나와 식어도 아삭한 맛이 좋았지만 껍질이 자꾸 이에 껴서(나름 건치입니다만)... 껍질을 벗겨 먹는 것이 귀찮아 하나만 맛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부지런한 일행이 맛있게 다 먹었다는 후문. 동파육은 이번에 방문하며 처음으로 시켜본 것인데, 여기저기서 보고 들은대로 스푼으로도 잘라지낭? 싶어서 몇 번 시도해봤는데 안되더이다. 하지만 맛은 아주 좋았어요! 은은하고 풍미 좋은 약재의 향과 '익힘 정도가 아주 적절한' 청경채를 함께 먹으니 아주 맛도리! 하지만 이 중에 가장 최애를 뽑으라면 사장님이 써어비쓰로 주신 풍미가지! 가지에 미친 자! 모두 풍미가지를 연호하리라!


다음으로는 고추잡채와 꽃빵이 나왔습니다. 아우, 저 고추잡채 아주 좋아합니다. 맛있게 맛보기 아주 귀한 메뉴라 '이차강은 뭘 시켜도 맛있으니까~'라는 믿음으로 주문했고 사장님이 북경오리에서 조금 빼두신 속살을 배합해 오조오억배 더 맛났어요. 맵찔이인 저에게 맛있게 매운 화끈함과 북경오리 싸먹던 기억이 데자뷰처럼 재현되는 바로 그 메뉴, 고추잡채도 추천추천.

신기하게 생긴 이 메뉴는 부용류산슬입니다. 중식 요리는 육류며 해산물 전부 어우러지는 맛이 탁월한 것 같아요. 원래 류산슬 주문하면 끈적~하고 뭉근~한 맛이 대표적인데 이차강의 부용류산슬은 조금 더 깊은 맛이 있습니다. 새우도 듬뿍 들어가있고, 소스에 섞여 잘 보이진 않지만 여리여리하게 얽히고 설킨 게살이 한입 가득 들어오면 감칠맛이 대박이예요.

그리고 나 이 메뉴 이번에 꼭 소개할거야!!! 이 날 '여베리아'라는 별명 답게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여의도로 향하는 그 길은 역시나 춥고 또 추웠는데요. 점심부터 '아, 뜨끈하고 녹진한 게살스프 먹고 싶다'라는 생각에 휩싸였던 제가 매서운 바람을 뚫고 도착한 이차강에서 '혹시 게살스프 있나요, 사장님?'라고 묻지 않았겠습니까.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NO. 게살스프 없대요 으앙ㅠㅠ 그럼 비슷한 다른 메뉴를 추천해달라는 간곡한 요청에 사장님이 말씀하셨습니다. "해선전지단 추천할게요."

사실 뭔지 모르고 시켰습니다. 그렇습니다. 근데 이거, 진짜 개맛있어요. 북경오리가 메인인 날이었지만 다들 먹고 나오면서 딱 하나만 사먹을 수 있다면 뭘 먹겠냐는 질문에 다들 이걸 꼽을 정도로. 아래에 누룽지처럼 계란찜이 포슬포슬 감춰져있고 전분물을 섞어 흐물느물한 굴소스와 각종 해산물이 아주 끝장납니다. 부산 출신인 제가 아무리 해산물을 좋아해도 해삼이나 멍게 같은 건 딱히 찾아먹지를 않는데, 이 요리에서는 뭔들 다 맛있었어요! 무엇보다 굴소스의 진한 맛과 그걸 중화시키는 계란찜의 담백한 맛이 잘 어우러져서, 다음 번에 또 방문한다면 지체없이 해선전지단을 또 주문할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답니다.
맛있었던 건 보고 또 봐도 좋은 거니까! 아침에 강아지랑 산책하느라 몸이 노곤한데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네요. 이차강에 방문하는 분들은 서브메뉴로 해선전지단 꼭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번 방문 만에 이 식당 정말 맛있다고 모두에게 추천하는 경험이 저에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만, 사장님의 이름을 걸고 장사하는 이유와 매력이 워낙 빼어난 곳이라 기회가 닿는 모든 분들이 이 곳을 찾아보시길 기원하는 마음을 듬뿍 담은 채 이번 포스팅도 마무리하려 합니다. 아, 절대 광고 아니구요. 내돈내산인데... 대부분 부장님이 사주셨으니 이것도 내돈내산은 맞죠?ㅎㅎ 겨울이 끝나지 않은 새해의 어느 날, 뜨끈하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중국 요리가 생각나는 분들이라면 이차강을 꼭 (북경오리 예약하고) 들러보세요.
아직 눈이 펑펑 쏟아지며 많이 춥습니다. 설날이 지난 다음 주에도 서울 기온은 영하 11도까지 떨어진다고 하네요. 요즘 감기가 아주 독하니 다들 건강에 유의하시고, 새해에 많은 복 담뿍 받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더 좋은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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