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맛집 추천(빨간 국물🥘 여의도따로국밥 vs. 장원북어국)

2024. 1. 30. 15:07먹어요

 

안녕하세요. 삼아인터내셔날 기업문화 블로그입니다.

오랜만에 여의도 맛집 포스팅으로 돌아왔네요. 1월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모두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타고난 국물 애호가로서 진국을 맛볼 수 있는 여의도 음식점 두 곳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지난 번 포스팅이 희고 뽀얀 국물편(🔗)과 순두부&비지로 완성된 주황 국물편(🔗)이었다면 오늘은 드디어 빨간 국물입니다. 고운 고춧가루로 색감부터 맛깔나는 빨간 국물의 향연, 함께 감상해보시죠.

 

 

 

 

'24시'와 '유성'이라는 큼직한 글씨가 간판에 써있는 여의도 따로국밥은 백종원 아찌의 컨설팅을 받은 듯 '따로 국밥'이라는 단촐한 메뉴 하나만 판매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주문할 때도 고민할 필요없이 인원 수만 알려주면 신속하게 음식이 서빙된답니다. 사실 이 곳은 여의도에 살고 있던 제가 주말에 사우나를 갔다가 들르는 곳 중 하나였는데요. 묵은 때를 빼고 깨끗하고 정갈한 마음으로 국밥 한 그릇을 먹으면 속이 든든한 게, 찜질방 미역국의 유혹을 이기는 마력이 있는 곳이죠.

 

 

🚩 여의도 따로국밥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69길 28 유성빌딩 1층)

 

 

 

 

 

 

여러 날 갔던 사진을 모아놓고 보니 위에 올린 파는 탕파였다가 채파였다가 그랬네요. 일단 국밥보다 먼저 고정 반찬인 배추 김치와 깍두기, 맛김이 나오면 함께 주시는 집게와 가위로 깍두기를 반입 크기로 잘게 자르고, 커다란 배추 잎도 잘라주세요. 저는 배추 김치를 가위로, 가로로 맥락없이 자르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줄기 끝 부분만 자른 다음에 찢는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위 닿은 김치는 정내미가 떨어져요. 진짜 여러 번 방문해서 매번 가위로 쓱싹쓱싹 반찬 손질 해두는 게 익숙한데, 국밥의 서빙 속도를 이기지는 못합니다. 그만큼 국밥은, 한국인의 패스트푸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얼른 등장합니다. 

 

 

 

 

김치 손질을 채 끝마치지 못했는데 주인공인 국밥이 두둥하고 등장했다면 얼른 갈무리를 하고 국밥에 담긴 콩나물과 고깃덩이를 같이 잘라주세요. 물론 사람에 따라 취향은 다르겠지만 저는 잘라 먹는 게 한입에 쏙 들어가고 음식물이 이에 낄 일도 없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드디어 수저를 들어 국물을 한 입 떠먹습니다. 옅게 깔린 고깃국물의 기름기와 육수가 밀려 들어오면 따로 간을 추가할 필요없이 퍼먹기 시작하게 됩니다. 이걸 뭐, 말로 설명해서 뭐하겠어요. 그냥 연속으로 여섯 스푼정도 계속 퍼 먹어야 돼요. 너무 뜨거워 입 안이 헐 것 같다고 하면, 이제 고기 하나를 꺼내 양념장에 찍어 먹는 겁니다. 

 

 

 

 

 

이렇게요. (분명히 방금 점심 먹고 왔는데 내가 찍은 사진 보면서 또 침고이는 건 돼지 유전자가 내 몸에 있는 게 분명해) 살살 녹을만큼 부드럽지도, 아주 질기지도 않은 적당한 육질의 소고기가 새큼한 양념장과 만나 아주 맛나답니다. 저 숟갈 그대로 국물에 적셔 드셔도 되지만, 함께 나온 맛김에 싸먹으면 나트륨 폭발이라 짱맛이예요. 

 

 

 

 

 

괴식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국밥과 오랜 시간 끓여서 폭신한 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깍두기를 같이 넣어 먹는 것도 좋아한답니다. 깍두기가 국물의 온기와 만나 적절한 온도로 중화됐을 때, 밥이랑 같이 퍼먹으면 맛있어요오오오오오. 여기선 가타부타 어제 퇴근 후에 뭐했냐, 어제 TV엔 누가 나왔냐는 담소보다는 그냥 고개 파묻고 먹기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가득 있었는데,

 

 

 

 

 

다 먹었습니다! 배만 조금 덜 불렀다면 바닥까지 긁어먹었을 여의도 직장인의 국밥 맛집, 여의도 따로국밥에서 한 그릇 해결하세요.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빨간 국물 맛집은 얼큰한 해물의 맛이 그득 담긴 장원 북어국입니다. 제가 <맛있는 녀석들>의 오랜 맛둥이라는 설명 한 적 있었나요? 시즌을 거듭하며 원년 멤버였던 김준현, 문세윤, 김민경은 교체되었지만 요즘에도 볼 게 없다 싶으면 챙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데요. '연쇄살국마'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김준현과 문세윤이 극찬한 곳으로 아침 식사 맛집으로 나왔던 걸로 기억해요. 실제로, 아침에도 동일메뉴를 판매하는데 점심보다 천원 더 싸답니다. 

 

 

🚩 장원북어국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대영빌딩 지하 1층)

 

 

아침 식사로 먹는 북어국도 맛있지만, 이 집 동태탕이 기가 막혀요. 뜨끈한 해물탕이 먹고 싶을 때 여의도 이 곳, 저 곳을 검색하며 다녀봤지만 너무 매운 맛이 강하거나 너무 내용물이 적어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하지 못할 때였거든요. 예전 재방송을 챙겨보다 발견한 노포인데, 최근에 내부를 조금 더 깔끔하게 리모델링해서 더 그럴싸해졌답니다. 가게 내부는 붐비지 않고 혼밥하러 오신 남성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반찬으로는 집밥으로 자주 먹을 수 있는 네가지 반찬이 나옵니다. 배추김치, 무생채, 콩나물 무침은 매번 나오고 나머지 하나는 종종 스페셜로 나와요. 근데 진짜, 하나하나 다 맛있어요. 저는 반찬으로 나온 콩나물 무침이나 오뎅볶음을 아주 좋아해요. 오래된 콩나물 무침 드셔보셨죠? 질겅질겅하고 콩 비린내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아삭아삭 매콤달큰해서 맨밥에다 먹기에도 딱입니다.

 

 

 

 

단일 메뉴나 다름없던 여의도 따로국밥과는 달리, 장원북어국에서는 무슨 메뉴를 시킬까 고민을 좀 해야합니다. 북어국/동태탕/육개장 중에 뭘 먹을까나 행복한 고민을 해야하거든요. 하지만 저는 점심이라면 무조건 동태탕, 여길 한 두번 가본 저희 동료들도 전부 동태탕으로 통일!

 

 

 

 

동태 살덩이는 자잘하게 많이 나올 때도 있고, 큼직한 게 한 두개 나올 때도 있어요. 쪼끔 아쉬운 점은 살만 떼어서 와사비장에 살짝 담가 먹어보고 싶은데 그건 안주십니다. 여기도 그냥, 딴 말 없이 코박고 먹으면 돼요. 동태탕 한 그릇에, 흰 쌀밥, 콩나물 무침, 또 때로는 오뎅 볶음을 곁들여서 전날의 숙취를 해소하고 시원하고 얼큰하게 해장하기 딱 좋습니다. 

 

 

 

 

이 날은 운이 좋아 알도 가득 담겨 나왔었네요. 다른 거 준비하고 세팅할 필요없이 수저 한 벌 꺼내놓고 기다리다가 국물 한 입 떠먹고 '아, 좋다' 한 마디면 '잘 먹겠습니다'나 '맛있게 드세요' 같은 인삿말은 보태지 않아도 된답니다. 맵지도, 자극적이지도 않고 그저 시워어어어어언한 국물이 속을 달래주거든요. 가끔 국물을 뒤적이면 민물 매운탕에서나 볼 수 있는 작은 새우가 나오기도 하는데, 달달한 맛은 새우와 무가 좌우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달큰하게 익은 무와, 쫄깃한 동태 한조각을 집어 먹으면 점심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와중에도 이런 가성비와 맛을 갖추고 영업하시는 곳이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

 

 

 

 

싹 다 먹음 인증샷 보이십니까. 말 그대로 국물 격파하고 동태 살도 야무지게 발라 먹고 오뎅볶음과 추가로 한 접시 더 받은 콩나물 무침까지 완파했습니다. 이 정도의 배부름과 만족도라면 곧장 집으로 가서 낮잠이나 한 시간 때렸으면 좋겠지만, 직장인은 다시 총총 회사로 돌아갑니다. 먹으러 올 때는 을씨년스럽고 춥게 느껴졌던 날씨도, 이 곳에서 밥을 먹고 돌아갈 때는 시원한 느낌으로 바뀌어요. 

 

며칠 전 자주 가는 한식당에 갔다가 며칠 새 단품 가격이 2천원이나 오른 걸 보고(거짓말 안하고 1년 새 5천원 올랐음) 입맛을 버린 적이 있었는데, 새삼 여의도에서 1만원으로 점심 먹기가 점점 힘들어진다고 생각하던 요즘. '여의도 따로국밥'이나 '장원북어국' 같은 기본기를 잃지 않은 맛집이 아직까지 건재하다는 건 여의도 직장인에게 축복같은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더 좋은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