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아인의 반려OO을 소개합니다! 🐶🐱🐸🐠🦎

2024. 3. 15. 18:20일해요

 

 

안녕하세요. 삼아인터내셔날입니다. 

완연한 봄날씨를 띄는 금요일 오후입니다. 통유리로 지어진 IFC의 건물 내부는 이맘 때가 되면 복사열로 내부 공기가 핫핫해집니다.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는 임직원들은 겨우내에도 반팔 티셔츠에 패딩을 입고 다니곤 했었는데, 이제는 정말로 따뜻한 훈풍이 부네요. 새 봄을 맞아 한시간 남짓 여유시간이 생겼으니 오늘은 삼아인터내셔날 복지몰 사업부 임직원들의 반려동물, 반려식물, 반려파충류 등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저희, 펫 프렌들리Pet-friendly 사무실은 아닙니다. 

 

 

누굴 찾아왔는가?

 

 

물론 반려동물(이하 반려식물, 반려파충류, 반려물고기 모두 포함)과 함께 출근하는 일상이 얼마나 행복하고(그러나 귀찮고) 웃을 일이 많고(그러나 또 귀찮고) 귀엽겠냐만은 냄새 나는 음식 하나도 가드의 눈을 피할 수 없는 엄격한 IFC의 출입 통제는 반려동물을 환영할 리 없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집에 반려동물을 남겨 두고 사료값을 벌겠다고 여의도로 먼 길을 떠나온 임직원들은 오매불망 집으로 퇴근하기만을 기다리는 거겠죠. 

 

제가 여러분의 반려동물을 소개하고 싶으니 마음껏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을 때, 단 10분도 되지 않아 이미지 폭탄을 보내준 분이 계십니다. 바로 익명의 슈륙챙이님인데요. 이 분의 강아지는 이미 많이 유명합니다. 왜냐면 지난 번 상품 리뷰 테스트할 때 이미지 첨부 자료로 계속 해서 올라와 있기도 했었고, 서로 인친인지라 간간히 랜선으로 그 날의 기분을 공유받고 있기 때문이죠. 

 

 

 

성명 : 배태백

성별 : 남자(였음)

나이 : 방년 15세

 

 

 

 

몸집이 작다는 것을 어필하듯 주로 세면대에서 샤워를 즐기는 이 귀여운 존재는 익명의 슈륙챙이님의 터줏대감 배태백군입니다. 아주 작고 귀엽고 새하얀 말티즈예요! (꺄아) 벌써 15살이라는 나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작고 소중하지 않나요? 슈륙챙이님이 보내준 배태백군 소개서에도 이렇게 기재돼있어요.

 

"15살 말티즈 중에선 제일 동안이고 제일 귀엽다고 생각합니다."

 

네, 진짜요. 하지만 귀여운 외모 뒤로 숨겨진 반전의 성격이 있었으니,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그는 말티즈라는 것을.

 

 

 

 

말티즈의 흰 눈동자를 바라보면 그들의 빡침을 쉽게 전해 받을 수 있게 되죠. 불렀으니 쳐다는 봐 주는데 지금 나 화 마이나썽이라고 전하고 있네요. 태백아, 화 풀어. 

 

 

으아니 나 아직 화 안풀렸어.

 

 

 

 

태백이 화 풀어주려 산책을 나간 듯 한데... 바깥 바람을 맡고 보여주는 미소는 백만불짜리네요. 사진에서 보이는 해사함과는 달리 성격은 '왕 예민하고, 가끔 고장나고, 사람 음침하게 쳐다보고 눈으로 욕하는 것도 아주 잘 한다'라고 합니다. 네, 그렇다고 합니다. 

 

 

 

 

진짜 작고 귀엽고 소중하다... 발꼬락 냄새 맡으면 이 세상 온갖 스트레스가 다 날아갈텐데. 태백아,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산책도 많이 하고 앞으로도 행복하렴!

 

 

 

 

성명 : 김아부

성별 : 남자(였음)

나이 : 방년 9세

 

 

다음은 산책하는 고양이, 여권 있는 고양이를 소개합니다. 익명의 아르코님이 중국 유학생 시절부터 키우다가 한국 귀국과 함께 같이 이사를 온 귀한 인연으로 풀 네임은 압둘라, 애칭은 아부라고 해요. 제가 알고 있던 고양이란 모름지기 영역 동물인지라 산책 줄을 하고 나가면 온 몸이 굳어버리는 아이들로 알고 있었는데요. 아부는 무려 산책이 가능하며, 낯선 사람을 그렇게 좋아한다고 합니다. 

 

 

진짜 여권이 있네, 와우

 

 

 

 

땡그란 눈, 까맣고 적회색 빛이 도는 털이 너무너무 보드라워 보이지 않나요? 아래는 집사님께서 친히 적어 보내주신 김아부님의 소개글입니다. 

 

 

"부비부비와 그르렁이 일상인 우리 집 막둥이 널리 소문내주세요.

올해 9살 '으른이'인데, 이렇게 동안인 거 실화?

얼마나 귀엽게요? 인기짱! 어딜가나 시선 강탈!

모르는 사람 옆에 가서 부비기가 취미에다 

사람들의 귀여워하는 시선을 즐기기도 해요.

너무 귀엽죠? 미쳤죠? 막 만지고 싶죠?"

 

 

 

 

고양이는 박스나 종이백이 있으면 무조건 몸부터 구겨넣고 본다더니 여기서 고양이의 재질이 드러나긴 하네요. 사진에 따라 파란 눈으로 보이기도 했다가, 초록 눈으로 보이기도 했다가 진짜 이쁜 것 같아요. 

 

 

 

 

애옹아, 너도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사랑 많이 받고 앞으로도 행보캐야해!

 

 

 

 

자, 여긴 막간을 이용한 스핀오프 버전입니다. 이름은 송아지. 이 고양이도 산책냥이냐구요? 아니요. 익명의 단데기님 동네에 길냥이라는데 몸집이 송아지만해서 다들 송아지라고 부르는 존재랍니다. 그 동네 마스코트래요 >_<

 

 

별명 : 송아지

성별 : 모름

나이 : 모름

 

 

 

 

아, 고양이 컵 너무 귀엽네. 동네 분들이 다들 선량하고 정이 많나 봐요. 수분 보충이 필수적인 고양이를 위해 전용 물컵도 만들고 물도 떠다주시는구나. 아직 세상은 살만해!ㅠㅠ 게다가 저 살집 봐봐요. 다들 고양이가 퉁퉁하다 싶으면 '털 쪘다'라고 표현하는데, 쟤는 진짜 살일 거예요. 암요. 저 근심 걱정이라곤 없는 맑은 표정 좀 봐봐요.

 

 

 

 

잘 먹어서 행복하구나? 너도 오래오래 안전하고 행복해야해!

 

 

 

 

첫 번째 사진을 보고 다들 이게 뭔가- 하셨겠지만.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이들이야 말로 반려동물과 반려파충류의 공존의 현장입니다. 꼬부랑 털이 매력적인 강아지는 이름이 해리라고 해요(성은 홍씨). 입양할 때는 티컵푸들인줄 알고 데려왔다는데, 발육 상태가 매우 좋아 그냥 실버 푸들로 정정해야겠다는 웃픈 이야기. 나름 덩치에 자부심이 있는지 본인보다 작은 아이들을 만만하게 본다는데, 두 번째 사진이 왠지 까불었다가 외면하는 찰나의 순간 같지 않나요?ㅋㅋ

 

 

요만하던 애가
이렇게 컸다고?!

 

 

저 사진에서 꺄아아 소리를 치고 있는 것 같은 작은 생명체가 스게라는 이름을 지닌 도마뱀입니다. 밥 먹을 때 전투적이고, 멋진 무늬를 자랑하고, 뱃살과 발가락 촉감이 좋은 것이 장점... 이라는데요. ET처럼 외계인을 닮은 외모와 독특한 주황색 빛이 매력적이네요!(맨 첫번째 사진에 다른 도마뱀인 스론의 뒷통수도 살짝 보이네요)

 

반려 파충류를 입양하려고 하면, 반려 동물 만큼이나 생육 환경의 조성이 중요하잖아요. (왜, 다들 나혼자산다 김대호 아나운서 집에서 다들 보셨죠?) 촉촉한 습윤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매일 온/습도 조절을 해줘야 한다는데 내부에 이끼를 깔고, 고사리류의 화분을 심는 것도 익명의 잠만보님이 모두 계획하고 만든 거라고 하더라고요. 이 글을 쓰는 제가 식물에 조금 일가견이 있다보니 이것저것 어울릴만한 식물을 추천해주기도 했었는데, 아직까지 건강히 잘 지내는 걸 봐선 본인에게 딱 맞는 반려 파충류를 선택한 게 아닌가 싶네요.

 

 

 

 

파충류 입양 전부터 키우던 반려 물고기들. 여기서부터 내가 키울 아이들을 위한 작은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재미에 빠진 게 아닌가 싶어요. 저도 어렸을 때 물고기나 거북이를 키웠었는데, 저 수조 관리하는 게 진짜 빡세거든요. 대단해...

 

 

 

 

또 미안하다. 개구리 사진을 보냈길래 도마뱀 먹이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키우는 거네요. 이름은 조금 큰 몸집이 케로로, 작은 몸집이 타마마. 여기저기 잘 숨다가도 배고프면 튀어나와 밥을 요구하는 귀요미들이랍니다. 자려고 불을 끄면 갑자기 뛰어다녀서 가끔 깜짝 놀랄 때도 있다고 해요. 농촌에서 봤던 아주 손톱만한 청개구리는 아니지만, 눈이 땡그란게 귀엽네요. 며칠 전 IFC에서 반다이남코 행사를 진행했는데 거기서 알차게 받아온 건담까지 아주 멋져요.

 

먹이를 뭘로 주는지는 궁금해 물어보려고 했으나 제가 정말 싫어하는 곤충 사진 와르르 보낼 것 같아서 안물어봤습니다. 혹시라도 반려 파충류의 입양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익명의 잠만보님에게 상담 받으세요. 010-7740-홍홍홍홍.

 

 

귀여운 해리와
깜찍한 케로로&타마마와
매력적인 스게&스론이 함께해요!

 

 

마지막은, 현재는 저희 부모님이 계신 부산에서 둥지를 튼 류를 소개해드립니다. 포스팅 맨 위에 사진에 있던 걔, 맞아요. 초년운은 조금 어려웠으나 중년운과 말년운이 창창대로로 피는 사주를 개에게 붙인다면 그건 바로 한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안녕하세오 류라고 합니다

 

 

류는 제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막 취업을 하던 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용산구의 뒷골목에서 발견되어 마음 선량한 변호사 언니에게 임시보호를 받다가 저희에게 오게 되었는데요. 다섯 번의 파양 후에 도저히 미친 에너지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건가 하던 때에, 체대생이던 제 동생을 만나게 되었고 10살이 되는 지금까지 아주, 여전히, 발랄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잘 지내고 있답니다. 

 

 

성명 : 한류

성별 : 남자(였음)

나이 : 방년 10세

 

 

이 사진만 보고선 천사인줄 알았지

 

 

류는... 잘생겼습니다. 웃는 것도 귀여워요. 하지만... 지 멋대로 사는 놈입니다. 코미디언 이경규씨가 키우는 개들은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안다고 하던데, 류는 모릅니다. 제가 서울에서 사료값과 간식값과 집값과 병원내원값을 내는 걸 몰라요. 그리고, 입양 초반에 이놈의자식 때문에 길바닥에서 울었던 거 생각하면 내가 진짜.

 

 

 

 

앞에서 다들 자랑만 했으니까 저도 자랑을 해야하는데 쉽지 않네요. 똥개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하네스에 몇십만원, 옷에 몇십만원을 썼지만 우리 집 개는 그런 거 몰라요^^ 그냥 맨날 짖고 맨날 지 멋대로 산책길을 만드는 그런 앱니다.

 

 

제주도에서 모자 사와서 씌웠더니 삐짐

 

 

 

 

여긴 현재 한류라는 놈이 살고 있는 해운대구 백사장 앞입니다. 저긴 강아지 물 먹으라고 친절하게 만들어둔 게 아니라 해수욕 즐긴 사람들 발에 모래 씻으라고 받아둔 물인데요. 류는 그걸 먹어요. 물을 안챙겨나가냐구요? 아니요? 얘는 그것도 먹고 이것도 먹어요. 네... 요즘은 그냥 먹으라고 둡니다. 

 

 

 

 

주인이 깎아주면 조금 덜 성질을 부릴까 싶어(샵에서 도저히 안되겠다고 전화온 게 여러 번이라) 깎았더니 절대 몸통 앞으로는 그 바리깡 대기만 해보라고 제 손을 물어서 열받아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는 제 몸에서 손이 제일 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물린 게 삼십 번이 넘어요. 근데 그럴만도 하겠다 싶은 게, 부모님이나 동생은 늘상 간식만 주는데 저는 양치며 발톱을 깎이는 거며 모두 제가 하니 제가 싫을... 수는 없는 거야. 부들부들...

 

 

산책 갔다온 후로는 불러도 절대 눈길 한 번 주지않는 자

 

 

 

 

한살이 될 때부터 이 놈은 타고 났구나 싶어 9년 전 강형욱씨가 운영하는 훈련소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종류가 뭐냐고 물으시길래 스피츠인 것 같은데, 모색으로 보나 생김새로 보나 분명히 잡종인 것 같다고 했더니 스피츠는 훈련 자체가 많이 어렵다고 같이 한숨을 쉬어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첫 번째 훈련을 받은 날, 저는 깨달았습니다. 아, 이건 류가 훈련을 받는 게 아니라 내가 훈련을 받는 거구나!

 

그래서 너 용산구에서 구조되기 전까지 어린 아이가 생겼다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나고, 오래된 슈퍼의 할머니가 준 생선 가시국을 먹고, 아이들의 돌팔매질에 쫓기고, 술 취한 어른들의 발길질에 차이고, 걸레빤 물을 허겁지겁 먹을만큼 고생 했으니 이제는 여생을 즐기게 두는 게 낫지 않을까 해 포기했습니다. 요즘은 어머니와 1일 2산책을 늠름하게 즐기고, 해운대 백사장에 모인 갈매기와 호기롭게 싸움을 하면서 똥꼬발랄히 잘 지낸다고 합니다. 

 

 

집을 주문제작해줘도 절대로 안들어가는 근성의 개X

 

 

자, 여기까지 다들 어떠셨나요? 반려동물은 평생을 사람만 보고 살기 때문에 책임지기 어렵다는 이유로 키우지 않으시는 분들도 있고, 이미 한 두번의 이별을 경험한 분들도 있고, 이미 각양각색의 친구들을 키우고 있는 분들이 있을 텐데요. 매일 그들에게 해줘야하는 의무와 책임, 갖은 노력들 때문에 곱씹어 생각하고 결정해야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나에게 온 후 그들이 주는 웃음과 행복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방금 전까진 류를 제 말은 곧죽어도 안 듣는 고집불통인 것처럼 썼지만, 제가 슬퍼할 때 곁에 궁둥이를 툭 붙이고 앉아준다던지, 오랜만에 본가로 내려가면 세상 무엇보다 저를 오래 기다리고 사랑한 사람처럼 반겨준다던지 하는 모습들은 사랑스러워요.)

 

오늘도 열일하다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막히거나, 난처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다들 집에 있는 귀염뽀짝이들에게 돌아가는 순간을 떠올리고 있진 않나요? 나를 위해 웃어주고, 울어주고, 온기를 부벼주는 존재들이 있기에 오늘 하루도 힘내서 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나를 '반려'해주는 존재가 꼭 있으시겠죠?

 

더 좋은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