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아요

2024 익명의 아르코 새 신부 되다! (🕍그랜드힐컨벤션 결혼식 후기)

삼아인 2024. 10. 4. 09:46

 
 
안녕하세요. 삼아인터내셔날입니다. 
오늘은 삼아인터내셔날 임직원의 두번째* 결혼 이야기를 포스팅합니다. 사실 몇 달 전부터 여러 번 스포의 기회가 있었으나 익명의 아르코님이 결혼식 당일까지 기다려 달라고 하셔서... 2024년 9월 28일 토요일 오후 6시 예식을 모두 치른 후, 갓 받아든 따끈따끈한 사진으로 그 날의 정취와 기억을 박제하려 합니다.  
 
* 각주  I   최초의 결혼식은 익명의 헤르미온느님의 결혼식이었다. 때는 ㈜삼아인터내셔날의 법인 설립 1년이 안되었을 무렵. 결혼식 직전일까지 LG 노트북 박스 포장을 하다 다음 날 새신부가 되어 버진로드를 걷고, 미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난 그녀의 일화는 사내에서 구전으로 전해져오는 유명한 설화이다. 
 
 

 
 


익명의 아르코님은 삼아인터내셔날의 사무실이 여의도 IFC에 있을 무렵 예(비신)랑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D+777하고도 +1일이 되던 날 결혼식을 올리게 된 거죠. 날짜를 일부러 맞춘 건 아니구요. 식장 예약이 폭주해 11월에나 가능하던 것을 취소건이 생겨 9월로 당기게 되었다~ 정도가 제가 아는 전부입니다. 그러니 사귄 일자와 결혼식 날짜가 약간 변태처럼(?) 딱 맞아 떨어지는 건 우연입니다, 우연!
 
그녀의 예랑이는 사실 예전부터 복지몰사업부 전체 회식에 출몰해 상견례 아닌 상견례를 나눈 사이인데요. 어느 추운 겨울날 저희가 <돈블랑>에서 단체 회식을 하고, 2차로 <고릴라쉐프>에서 양주를 깠던 그 날(🔗) 대표님과 동료들과 정식 인사를 나누게 된 거죠. 대표님께서 결혼식 꿀팁도 전수해주시고, 서로 행복할 날들을 미리 축복하는 인사를 나눴었구요. 그로부터 봄이 되고,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어 오랜기간 차근차근 준비해오던 결혼식에서 예랑이를 다시 만나니 반갑기 그지 없었네요.
 


 


동료라고는 해도, 워낙 막역한 사이이다보니 결혼 준비로 동분서주하는 것을 지켜만 봤었는데 청첩장을 받아들고나니 감회가 새로웠답니다. 주문한 청첩장은 수령하고나서 속지니, 스티커니, 전부 수작업으로 한땀한땀 조립한 후 받는 이의 이름을 새겨 전달하는 것이다보니 정성도 함께 담겨있었다고 해야할까요? 하지만 그런 정성이고 뭐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함께 다니던 동료 중 가장 어린 친구인데 결혼이라니! 날 두고 결혼이라니!!!라는 반발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예랑이를 만나 몇 번이고 시누이처럼 검증도 거쳤었고ㅎㅎ, 둘이 애틋하게 사랑하는 마음이 보기 좋아 '결혼을 한다면 이들처럼!'의 대명사가 되었기에 마침내 인정할 수 밖에 없었어요... 으엉.
 
 

그렇게 사내 게시판에도 공지된 그녀의 결혼식

 
 

 
 


끈질기던 여름이 훌쩍 떠나고 가을 바람이 슝하고 불어오던 토요일, 여의도에서 삼성역으로 향하는 먼 길을 떠나봅니다. 이 예비 부부는 데이트하던 날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징크스가 있다고 할 정도로 비를 몰고 다니기로 유명한데, 이 날따라 날씨도 맑고 하늘도 저 멀리 높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 그랜드힐컨벤션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 607 3층 그랜드볼룸홀)

 
 
 
오랜만에 방문하는 삼성역. 제가 다니던 전직장은 굳게 문을 걸어 잠근 채로 어두침침한 불빛만 밝히고 있네요. 사실 오후 예식이다보니 시간이 널널해 삼성역에 도착해서 예전 직장을 휘 둘러보는 착찹한 시간도 즐겨보았습니다. 5년 전, 이 곳에서 졸리는 눈꺼풀을 부벼가며 시안 만들기에 열중했던 6년 여의 날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더라구요. 그 때의 저를 돌아보면 짠하고, 짠하고, 또 애잔해서 이런 기쁜 날 추억하고 싶지는 않은 기억이라, 아무튼 현대자동차 건설 및 삼성역 지하도화 공사로 인해 울퉁불퉁한 횡단보도를 지나 삼성역 1번 출구로 도착하면 요렇게 노오란 셔틀버스가 기다리고 있답니다. 
 
 

 
 


셔틀버스는 10분에 한 대씩 있고, 안내표지 및 안내직원이 항시 대기 중이라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삼성역 GLAD 호텔 앞이자 슈페리어 건물 맞은 편이예요. 기사님이 아주 친절하셔서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막 뛰지 않으셔도 기다려주시고, 부릉부릉 편안하게 언덕길을 올라 결혼식장 앞까지 데려다 주십니다. 
 
 

 
 


구두를 신고는 절대 오르기 싫었던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앞 얕은 언덕을 셔틀버스 덕에 빠르게 올라와서는 바로 맞이하는 키오스크. 3층 그랜드볼룸홀이 다른 층 대비 가장 크고 넓고 버진로드가 길대요(라고 셔틀버스에서 주워 들음). 1층의 소란스러움과 번잡함을 뚫고 3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편하게 올라갑니다. 
 
 

 
 


예식 리허설이 막 끝난 듯 밝고 우아한 자태가 낭낭한 식장을 미리 살펴봅니다. 예비 신랑이 저를 먼저 알아보고 먼저 인사해주네요! 이렇게 일찍 도착한 건 신부대기실에서 인증샷을 남기기 위함이었으니 바로 맞은편인 신부대기실로 ㄱㄱ 해볼까요?
 
 

 
 


오늘의 주인공, 어여쁜 신부가 저희를 맞아주네요! 드레스도, 티아라도, 신부의 맑은 얼굴도 너무 예뻤어요! 예식 50분 전부터 홀은 이미 사람들로 화기애애하게 붐볐고 예비 부부와 그들의 부모님, 친지들이 얼마나 많은 덕을 쌓아왔는지 알 수 있는 전경이 펼쳐졌답니다. 축의금 봉투를 전달한 후 후다닥 줄을 서 그녀와 사진을 찍어봅니다. 안그래도 작은 얼굴의 신부인데 사진 기사님이 자꾸 저보고 앞으로 나오라고해서... 하지만 축하하는 마음과 괜시리 함께 들뜬 마음을 담아 함박웃음을 지으며 인증샷도 파박 남겼습니다. 
 
 

 
 
 
드디어 예식이 시작됩니다. 홍색의 신부측, 청색의 신랑측 어머님이 단아하게 단장하시고 저희를 맞아주시네요. 양가 모두 개혼(開婚)으로 알고 있어서, 두 분도 얼마나 떨리셨을지! 맞잡은 손으로 그 설렘이 전해지는 것 같았어요. 
 
 

 
 


양가 어머님의 화촉 점화가 끝나고, 오늘의 주인공 신랑 입장이 시작됩니다. 기나긴 버진로드를 가르는 그의 선곡은 <Legend - The Score>. 아주 잘~ 살아보겠다는 포부가 담긴 듯ㅎㅎ 아주 당찬 걸음으로 그가 성큼성큼 입장합니다. 
 
 

 
 


자 이제,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오늘 세상 가장 떨리고 행복할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입장합니다. 그랜드힐컨벤션은 버진로드에만 조명이 집중되는 것이 특징인데요. 자연광으로 꾸며진 다른 웨딩홀과 달리 조명빨이 확실하다보니 익명의 아르코, 신부가 입은 스왈롭스키 크리스탈 드레스가 쉴 세 없이 반짝이며 황홀경을 선사했어요. 신랑 입장할 때 신랑측 하객이 워낙 많은 환호성을 선보여서, 경쟁의식이 붙은(대체 왜...?) 저희도 신부입장할 때 박수와 환호성을 마음껏 발사했습니다. 아르코 신부님, 혹시 들리셨나요?ㅎㅎ
 
 

 
 


이 날, 메인 이벤트는 신랑과 신부가 몰래 준비한 이벤트였다고 생각하는데요. <황혼의 문턱 - 왁스>의 노래가 울려퍼지며 어떤 선택이건 항상 믿어주고 지지해주신 양가 부모님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영상 편지, 그러니까 부모님 전상서 코너가 숨겨져 있었어요. 부모님 뿐만 아니라 하객으로 앉아있던 동료 한 명도 훌쩍훌쩍 울었다며ㅋㅋ 후기를 전해줘서 빵 터지기도 했었네요. 그나저나, 신부는 몇 번 뿌엥 모먼트가 찾아왔었는데 하객석의 저희가 '안돼! 울면 안돼! 화장 지워져!!!'라는 마음을 모아 텔레파시를 보내 그녀의 울음을 멈추게 하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너무 생글생글 웃기만 해 친정 어머니가 조금 서운해 하시기도 했대요. 
 

 

 

 


 
식순은 복잡하거나 길지 않았습니다. 신랑측 부모님께서 준비하신 축복 기도와, 풍부한 성량의 축가가 끝나며 1부가 마무리 되었어요. 삼아인터내셔날 복지몰사업부 임직원이 워낙 많이 하객으로 방문한 터라 12명 정원인 한 테이블에 앉기가 턱없이 부족해 두세 테이블을 점령하고 식사를 시작했네요. 신랑신부가 사진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식전빵과 에피타이저가 나왔습니다. 새우와 관자, 썬드라이 토마토가 상큼하니 아주 맛있었어요. 
 

 

 

 
 


메인 메뉴가 나올 즈음, 친지들의 촬영이 끝나 친구들과 직장 동료를 소환하는 알림에 스테이크를 남겨두고 단상으로 올라봅니다. 저는 키가 작아서 매번 앞줄로 소환되거든요. 네, 그 날도 저는 맨 앞줄이었네요... 얼굴과 얼굴 사이에 요리조리 단을 맞춰 사진을 찍고, 부케도 던지고, 아아- 스테이크야 식지 말아라아- 를 마음 속으로 외치며 입맞춤 샷도 무한정 찍은 후에 메인을 즐기러 호다닥 내려왔습니다. 안심 스테이크도, 바다 새우 구이도 맛있었지만 저는 옆 사람에게 양보했던 전복이 정말 맛있었다는 후문. 그리고 사진으로는 못 남겼지만 전복 내장을 듬뿍 넣은 전복죽도 나왔었다구요!
 
 

 
 


잔칫날은 모다? 국수 마는 날이다. 메인을 다 먹기도 전에 국수가 나와 그것까지 천천히 음미하며 다 먹고(한 접시 더 드시겠냐는 서버의 말에 냉큼 한 접시 더 받아서 먹은 건 안비밀), 대망의 디저트 타임~. 저거 진짜 맛있어요. 배불러서 더는 못먹는다 선언했다가 디저트 한입 먹고는 와, 이거 왜이렇게 맛있어?를 연신 내뱉으며 싹 다 긁어 먹었습니다. 사실 제가 디저트 이런 거 절대 안챙겨먹거든요. 근데도 다 먹은 거면 이건 진짜 맛도리란 의미 아니겠어요?
 

 

 

 

 


2부가 시작되고, 샛노란 드레스로 바꿔입은 신부가 돌아왔습니다. 수줍게 커팅한 케이크도 서빙되었는데 한입 밖에 못먹었어요ㅠㅠ 아, 이 날 생각해보니 삼아인터내셔날 임직원이 가장 이쁘게 꾸미고 치장한 날인데 단체사진 한장 못남긴게 그렇게 아쉽네요. <축>/<결혼> 이 큼지막하게 쓰인 플랜카드라도 뽑아 들고 가서 눈총 좀 받았어야 하는데! 아무튼 일할 때는 전혀 볼 수 없던 풀메의 동료들과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고 어여쁜 신랑·신부의 감사 인사도 받으며 결혼식은 마무리 되었답니다. 
 
 

 
 


식후 야무지게 챙겨온 답례떡과 꽃도 아직까지 저희 집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꽃다발도 뽑기를 잘 한 것 같은 게, 순백의 신부를 닮은 백색 알스트로메리아와 분홍분홍&보라보라한 라넌큘러스가 아아주 마음에 쏙 들어요. 이 날, 신부 측 하객을 가득 채워줘서 고맙다는 신부 어머님의 인사와 피곤할텐데 정산이 끝나자마자 감사 전화를 해준 신부의 다정함이 오히려 더 고마웠어요. 뭐, 저희는 신랑·신부는 없지만 뒷풀이 겸 술을 거나하게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 했답니다.  
 
'일과 결혼 준비를 병행하며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면 결혼식이란 건 정말 어려워보였다가, 그래도 인생의 새로운 2막을 준비하는 사랑스러운 커플을 보면 '그래도 결혼은 좋은 것이다'를 번갈아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아무리 직장에서 만난 인연이긴 해도, 그와 그녀의 성품과 마음 씀씀이에 감격한 날들이 있다보니 더욱 그들의 새로운 출발을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하는 것도 있구요. 지금은 코타키나발루로 신혼여행을 빙자한 전지훈련을 떠난 어린 신랑·신부에게 다시 한 번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결혼 축하해요! 꽁냥꽁냥 잘 살아요!
 
더 좋은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