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아요

등세정 일기-안산/인왕산편 ⛰️

삼아인 2023. 9. 13. 17:37

 
안녕하세요. 삼아인터내셔날 기업문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삼아인입니다. 
 
좀전에 날씨가 좋지 않았던 날의 관악산 등산일기를 업데이트 하고나니 바로 다음 등산 사진이 쾌청한 날이라 이것까지 포스팅할 욕심에 빠르게 집중력을 보태보려 합니다. 산악회 회장님은 저희와 함께 하는 등산은 초심자 코스라 새벽 일찍 일어나서 집 앞 등산을 한 차례 하고 오신다고 합니다. 이제 이 분은 완전한 갓생으로 거듭나셔서 새벽 예배를 마치고 아침 해장국을 먹은 후에 출근하시는 기염을 토하고 계십니다. 등산 대단해! 아주 멋져!
 
 

 
여기는 안산입니다. 사진의 오늘은 날씨가 참 좋죠? 추운 기운은 가시고 눈 두는 곳마다 초록초록한 이파리가 가득하고 움을 틔운 꽃망울이 이 좋은 봄에 뭐해? 라고 묻습니다. 뭐하긴 뭐해. 데이트할 사람이 없어서 등세정 모임 나왔어.
 
 

 
왼쪽으로는 남산타워가, 오른쪽으로는 사우론의 눈 같은 저희 회사가 보입니다. 그만 따라와... 주중에 열심히 일했으니 콧바람 쐬러 나왔는데 여기서도 회사가 보이면 마음이 아프잖아... 하지만 이 바람은 곧 허망된 꿈임을 증명하게 됩니다. 어지간히 높아서 서울/경기 어디를 가더라도 보이더라구요. 이제 스카이라인에 안보이면 섭섭할 지경. 멀리서 보는 여의도는 예쁩니다. 
 
 

 
안산의 정상찍기는 쉬웠습니다. 맑은 날씨만큼이나 북적이는 정상의 모습. 운동하니 더웠는지 다들 얼굴이 익었네요. 저 마스크는 운동할 때 껴도 숨쉬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는 광고에 속아 공구한 아이템인데 확실히 KF94 마스크보다는 나았습니다. 대신, 사진 찍을 때 목이 되게 두꺼운 사람처럼 찍혀요, 닌자 서타일... 관악산이라는 첫 번째 등산 이후로 안산의 정상 오르기는 너무 쉬워서인지 빠르게 인왕산으로 옮겨가기로 합니다. 
 

모든 일은 계획으로 시작하고, 노력으로 성취하며, 오만으로 망친다.
- 관자
 

 
인왕산으로 옮겨가는 하산길, 예쁘죠?
 
 

 
꽃이 너무 예뻐서, 주변 정취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길가다 자꾸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어봅니다. 봄날의 풀내음과 피톤치드의 생생함, 새가 지저귀는 소리 모두 실내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봄에 태어났기 때문인지 사계절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대한민국의 절기와 날씨는 좋은 날이 줄어드는 것 같아 속상할 때가 있습니다. 봄날과 가을날은 짧기에 더 소중한 걸까요?
 
 

 
드디어 무악재 하늘다리를 건넜습니다. 제가 고소공포증이 아주 심합니다만 건널만했습니다. 다리 양쪽으로 화단이 조성돼있는데 그걸 보면서 걸으니 높이는 실감나지 않았어요. 다 건너고 나서야 사진 찍으며 높이를 확인하곤 유난 떨지 않았던 나 칭찬해~ 를 마음 속으로 외치며 묵묵히 다음 정상을 향해 발길을 옮깁니다.
 
 

 
인왕산에 인접했습니다. 안산 정상을 찍고 옆길로 건너온거라 다시 오를 걱정이 없어서인지 발걸음이 가벼웠어요. 이제 저만큼만 가면 돼!를 외치며 다들 으쌰으쌰.
 
 

 
정상은 대기줄이 너무 길어 포기. 배가 너무 고파서 정상석 사진을 포기하자는 빠른 결정 후 아주 하산하던 길에 여기를 정상석이라고 생각하자며 한 컷씩 남겼습니다. 키가 175cm는 돼보이네요.
 

 
어쨋든 산을 두개는 탔으니 엄청 배가 고팠겠죠? 오늘의 첫 식사는 경복궁역 근처의 체부동 잔치집입니다. 여기 진짜 모든 메뉴가 다 맛있어요. 비빔국수와 들깨국수, 해물파전, 감자전, 도토리묵까지 진짜 다 JMTGR...
 

🚩 체부동 잔치집(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길 16)

 

 
싹 다~~~ 먹음 인증샷.
 
 

 
집에 가기 아쉽다며 서대문 형무소로 가봅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같은 TV 프로그램에서 외국인들이 방문하는 건 몇 번 봤지만 지방 사람인 저는 이런 곳을 견학할 기회가 없었는데요. 형무소 곳곳을 드나들며 오랜 수탈과 핍박의 역사를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 날, 진심으로 2만보는 걸었습니다. 각자의 애플워치가 갑자기 많은 운동을 하고 있다며 알림을 보내던 순간이 떠오르네요. 집에 가는 지하철을 타는데 오후 5시. 꼭두새벽에 일어나 등산을 두군데나 하고 밥까지 다 먹어놓고도 헤어지기 아쉽다며 근방을 맴맴 돌다가 서대문 형무소도 들렀다가 폴키 커피까지 마시고 헤어진 시간이 오후 5시! 새삼스레 토요일까지 직장 동료와 만나 이럴 일이냐며 한참 웃다가 헤어졌네요. 점점 등산의 맛을 알아가는 걸까요? 하지만 다음 날 못 일어남. 하반신이 제 것이 아닌 경험, 아주 오랜만이야.
 
더 좋은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