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세정 일기-관악산편 ⛰️
안녕하세요. 삼아인터내셔날 기업문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삼아인입니다.
오늘은 취향맞춤 소모임을 적극 지원하는 삼아인터내셔날의 등산모임을 소개할까 합니다. 그 이름은 바로 등.세.정! 등산으로 세상을 정복하겠다는 산악회 회장님의 원대한 포부를 담아 개설된 이 모임은 주말에도 기꺼이 회사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찐득한 사이끼리 작고 소소하게 시작되었어요.
서울대입구역에서 만난 저희는 5513 버스를 타고 서울대 캠퍼스로 진입합니다. 주말의 캠퍼스는 한적하네요. 버스 안엔 오색찬란한 등산복을 챙겨입은 프로등산러들뿐.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운동하기에 딱 적합했어요. 산악회 회장님을 제외하곤 등산이 처음인 직원들이 대부분이라 비에 젖은 바위에 미끄러지지 않게끔 주의사항도 듣고, 장비 점검 후 사부작사부작 등산을 시작해 봅니다. 생각해보니 이 때 야외활동 중에도 마스크가 필수인 시점이라 KF94 마스크를 끼고 점점 격해지는 호흡을 컨트롤하는 게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살려줘 내 체력...
하지만 땅만보며 걷다 가끔 고개를 들어 보이는 주변의 정취는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산아 아무리 푸르러 봐라 내가 올라가나'라는 명언을 남긴 개그우먼 신기루처럼, 산을 왜 오르려고 했나 후회가 막심한 순간이 때마다 찾아옵니다. 사무실에서 모니터와 키보드만 두드리고 있으니 배가 나온다며 불평하던 직원도, 코로나로 모든 취미가 다 사라져 주말에 할 게 마땅히 없다고 푸념하던 직원도, 이 때는 다 같은 마음입니다. '지금 내려가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라던가 '정상을 꼭 찍어야 하나요?' 같은 기초적인 질문들이 산악회 회장님에게 폭격처럼 내리던 순간이죠. 하지만 산악회 회장님은 굴하지 않으셨어요. 그야말로 동기부여의 장인.
그래서 저희는 해발 629m의 관악산 정상을 찍었습니다. 악산은 오르는 게 아니라고 누가 그랬던가요. 5분만 더 가면 정상이라는 거짓말에 속아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꾸역꾸역 옮기며 도착한 그 곳은 희뿌연 안개에 다소 신비로웠지만 그 성취감은 말로 하지 못할 것 같아요. 이래서 사람들이 등산하는구나, 조금 이해도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생각보다 저기서 사진찍는 게 되게 어렵더라구요. 사진에서 오른쪽 바위에 딛는 곳이 아주 미세하게 찍혀있는 데 저 날씨처럼 비가 촉촉히 온 날은 더 조심하셔야할 것 같아요. 운동신경이 없는 저는 혹시나 앞으로 고꾸라질까해서 괴성을 질렀던 기억이 납니다.
등산하는 데 1시간 40분정도 걸렸고, 하산하는데 50분 걸렸나...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 이유는 바로 등산 후 먹을 메뉴 때문이었습니다. 네, 그래요. 이 포스팅이 왜 [놀아요]에 있는지 이제 아실겁니다. 등산은 고되지만 등산 후 먹는 하루 첫 끼는 그렇게 맛있습니다. 첫 번째 등산, 첫 번째 메뉴는 냉삼과 곱창 전골. 업소명은 부림식당입니다. 냉삼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죠!
냉삼 시키고, 맥주 한 병 시키고. 후추춧 뿌린 냉삼이 빠르게 익는 동안 맥주 한 잔 캬~~~
🚩 부림식당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894-15)
이대로 가긴 아쉽다며 설빙에도 들렀습니다. 비가 와도 배가 불러도 회사 사람들이랑 이렇게 찐하게 오래 지내기 가능한가요? 네? 아 저 사진에 연유 맞아요. 등산으로 소진한 칼로리 만배로 섭취하는 게 사실 저희의 목표였습니다. 다이어트가 무슨 소용인가요. 그런 거 안해도 충분히 이쁘고 젊은걸. 다음 등산 코스를 고민하는 산악회 회장님에게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남기며, 35시간 뒤에 회사에서 보자고 인사를 나눴...
더 좋은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