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익명의 멜로핑 새 신부 되다! (🕍그랜드하우스 결혼식 후기)
안녕하세요. 삼아인터내셔날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조금은 여유로운 금요일이기도 하고, 익명의 멜로핑님이 몰디브 허니문을 즐기고 복귀한 날이기도 하기에 삼아인터내셔날 임직원의 세번째* 결혼 이야기를 포스팅하려 합니다. 사실 사적인 행사인지라 포스팅 허가가 날지도 모르겠지만(아직 당사자에게 컨펌받기 전임...) 그 날 부부가 됨을 선언하던 신부와 신랑의 행복감이 채 잊혀지지 않은 터라 무작정 기억을 복구시켜보도록 하겠습니다.
* 각주 I 최초의 결혼식은 익명의 헤르미온느, 두번째 결혼식은 익명의 아르코(포스팅 바로가기)였다. 익명의 아르코님의 결혼식 이후 매해 결혼 등 경사가 이어지고 있어 즐거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 그랜드하우스
(인천 미추홀구 주안로 103-18)
2025년 2월 15일 토요일. 오후 4시 50분 예식인지라 늦잠을 자도 부담없는 일정이었답니다. 다만 예식장까지는 거리가 있는 편이라 3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대중교통으로는 1시간, 자차로는 1시간 30분이 소요되길래 오히려 좋아를 외치며 인천행 지하철에 몸을 싣고 차장 밖 풍경을 감상했어요. 하얀 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아직 추위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얼른 따스한 식장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는 생각을 한 덕분인지 생각보다 엄청 빨리 도착한 것 같더라고요. 근처 편의점에서 축의금을 인출하고 7층 예식장으로 바로 올라갑니다. 예식 준비를 마친 식장이 차분하고 참 이뻤어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맞은편에 신부대기실이 있어 인사도 나누고 사진도 찍을까 했는데 오우, 대기줄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신부대기실 인파에 휩싸인 그녀와 멀리서 눈인사만 나눈 채로 바깥의 웨딩사진을 찍으며 일행이 다 도착하기를 기다려봅니다. 사실 결혼식 2주 전쯤에 익명의 멜로핑님에게 청첩장을 받을 때부터 사진 감각이 장난이 아니다 생각했었는데, 제주 들판에서 청청패션에 부츠를 신고 찍은 사진들을 실물로 확인하니 정말 예쁘더라구요. 그런데 왠걸... 신부대기실 사진 대기줄이 줄지를 않습니다... 저보다 먼저 도착해있던 익명의 꾸며핑님과 발을 동동 구르며 다른 일행이 모두 도착하기를 기다려 봅니다.
는 땡, 실패. 본식의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의 부름에 일부만 후다닥 자리를 잡고 앉아 경쾌한 발걸음의 신랑 입장과, 반짝반짝 빛나는 신부 입장을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우중충한 사무실에선 매일 후드티만 걸치고 있던 그녀가 수수하면서도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니 진짜 완전 딴사람 같았어요ㅎㅎ 저 화사한 웃음은 지난 번 눈썰매장 방문 때 보고 다시는 볼 수 없었던 그 표정인데ㅜ "와, 이쁘다~~~"를 외치며 버진로드를 걸을 준비를 하는 그녀를 응원해봅니다.
예식이 시작되고 앞쪽만 보며 집중하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인파가 가득가득 하더라구요. 뭐야, 이 커플, 완전 인싸잖아! 할 정도로 채 자리를 잡지 못한 하객이 식이 시작된 후에도 계속해서 들어옵니다. 이 커플의 부모님과, 커플의 다정하고 따스한 마음이 닿은 사람들이 모두 축하의 마음을 모으는 자리이니 식장이 서너배는 커도 되었을 것 같다며 어김없이 박수를 보냅니다. 성혼선언문을 함께 읽은 후에 축가는 총 2번이 있었는데 익명의 멜로핑님과 십수년의 우정을 쌓은 친구들이 보내는 재밌는 축가가 첫번째였고, 신랑이 함께 부르는 두번째 감성 발라드가 이어집니다. 두 곡의 버전이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 듣는 재미가 있었어요.
이어서 부모님께 인사를 올릴 때 신부의 눈시울이 붉어져 울지마~하는 텔레파시를 보내다 함께 찡해지기도 하고. 아무래도 결혼식의 의미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이 변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부모님께 인사하는 시간만큼은 여전히 의미가 남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우리 나이보다 어리고 철없을 나이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되어 아이를 낳고, 기르고, 아낌없이 지원하며 겪었을 양가 부모님의 노고를 되새기기도 하고, 그래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을 느끼기도 하고, 그리고 또 이제는 다음 세대의 부부이자 어른이 되어 서툴고 험난한 길을 잘 헤쳐가 보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하니까요. 화면에 뜨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라는 간단한 문장으로 맺을 수 있는 말이지만 그 속에 품은 의미는 그보다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기나긴 주례사가 없는 예식은 많은 하객을 평안하게 하죠?ㅎㅎ 신부와 신랑은 어땠을지 모르지만 하객의 입장에서는 결혼식이 정말 빠르고 신속하게 마무리를 향해 갑니다. 예식 중간중간 신부와 신랑이 서로를 마주보며 나누는 웃음이 참 보기 좋았어요. 신부와 신랑의 행진만을 남겨둔 채 이 자리를 가득 메워준 하객들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자, 이제 외치겠습니다. 신랑, 신부 행진!
새하얀 버진로드를 걸어오는 그녀가 하객 한명 한명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전합니다. 버진로드 뿐만 아니라 예식장을 가득 채운 꽃들처럼 새로운 부부의 앞날에 꽃길만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끝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곧 이어진 사진 촬영을 위해 단상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역시나 식장 뒷편을 가득 채웠던 하객이 한번에 사진을 다 담을 수 없을만큼 많더라구요. 직장 동료인 저희는 빠르고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기로 합니다ㅎㅎ 일행들과 '역시 핵인싸 커플!!!'을 외치며 식사 장소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랜드하우스는 7층은 예식장, 6층은 뷔페로 운영되고 있었는데요. 여러 음식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몇 접시째 들고왔는지를 세지는 않았구요... 동료들과 다 함께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화사한 한복으로 환복한 부부와 인사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신랑님이 어찌나 '우리 OO이, 잘 부탁드려요'라고 여러 번 인사를 전하시던지, 애처가 미리보기를 한 기분이었달까요?ㅎㅎ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한 저녁, 신혼여행지를 몰디브로 정했다는 부부에게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전하며 오늘의 행사를 마무리합니다(는 뻥. 저희끼리 2차 가서 부어라 마셔라 했습니당).
그리고 막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그녀가 남겨둔 선물 짜잔~ 호두강정 뿐만 아니라 두바이를 경유하며 사온 큼직한 대추야자도 있었는데 그건 게눈 감추듯 이미 다 먹었습니다. 사진 잘 보시면 호두강정도 하나만 맛볼까 싶어 뜯었다가 지금 반통째 다 먹었구요. 이거 뭔데 이렇게 맛있어요? 하, 진짜. '행복하게 잘 살겠다'는 그녀와 그의 다짐을 응원하며, 정식으로 부부가 되어 새로운 하루하루를 시작할 때 결혼식장(과 눈썰매장)에서 보여준 웃음처럼 해사하게 미소지을 일만 가득하길 기원해봅니다.
다행히 포스팅 허가를 받아내 사진만으로도 황홀한 몰디브 사진을 보탤 수 있게 되었습니다ㅎㅎ 이 글을 감상하신 여러분도 이제 막 부부의 연을 맺은 이들에게 축하의 마음을 보태주셔요.
더 나은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