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s] 삼아인의 휴가 원기옥 #해외여행 🍻후쿠오카
안녕하세요, 삼아인터내셔날 기업문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삼아인입니다.
예년에 이어 2024년에도 휴가 원기옥 시리즈는 돌아왔습니다. 지난 번 포스팅 이후로 갖가지 질문을 받았었는데요. '왜 꼭 연말에 휴가를 가시나요?'라던지 '휴가를 몰아서 써도 아무도 뭐라고 안하나요?'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첫번째, 여름 성수기에 한국 사람이 바글바글한 곳으로 굳이 떠나서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고. 두번째, 열심히 일한 만큼 개인에게 부여된 기본 휴가는 최대한 실제 휴가로 소진하는 것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곳이기에 충분히 가능하답니다. 물론, 제가 자리를 비운 동안 제 역할까지 해내느라 고생한 팀원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실 올해는 후쿠오카로 떠날 계획이 전혀 없었습니다. 만약 올해도 휴가를 떠나게 된다면 태국의 치앙마이로 가볼까, 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미국에 있는 동생을 보러가자는 부모님의 제안에 솔깃했었기 때문인데요. 그 계획이 12월 초순 엎어지게 되면서 '올 한 해도 정말 바쁘게 달려왔는데, 제대로 된 휴가를 즐기지 못한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러 출발 20일 전부터 부랴부랴 갈만한 곳을 찾아보기 시작했었답니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 라는 수식어가 익숙한 일본은 알고보면 제 여권에 가장 입국 기록이 많이 찍힌 곳이라 최우선 희망 여행지는 아니었다가도 훌쩍 떠나기엔 그만큼 적절한 곳이 없었는데요. 사려 깊은 팀원 중 한 명이 이미 후쿠오카를 경험해본 친구여서 이곳저곳 추천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녀의 맛집 추천 리스트는 포스팅 중간에 살포시 껴넣어 보겠습니다.
대망의 크리스마스 이브. 여느 때와 같이 출근(하지만 이제 캐리어를 든 채로)한 저는 오전 업무를 마무리한 후 팀원들과 동료들에게 안녕을 고하고 공항 리무진에 몸을 실었습니다. 6007번 리무진이 코로나 이후 다시 운행을 재개하면서 회사 맞은편에서 바로 탑승할 수 있어서 아주 편리했어요. 시간당 많게는 2대 가량이 오고 가지만 30분 이상 배차 간격이 있기 때문에 탑승할 의사가 있는 분들은 반드시 운행 시간표를 확인해보고 탑승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참고한 운행 시간표 링크를 첨부해둘게요!(🔗)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무사히 시간 내에 도착해 면세점 투어도 잠깐 했습니다. 아는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인천공항 스마트패스를 등록해두면 출국장에서 탑승구까지 아주 빠르게 통과할 수 있어 편리하답니다. 지난 번 발리 출국 때는 스마트패스를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이 게이트에 와글와글 모여 대면 출국이나 체감상 걸린 시간은 거의 비슷했다는 평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라인업할 때부터 직원이 대기하고 서서 '스마트패스 등록하셨나요? 신청하신 분만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라고 안내를 하더라구요. 덕분에 1초 컷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비행기가 무사히 떴고, 대마도를 지나 후쿠오카로 진입하는 모습도 한 컷 담아보았습니다. 여행 직후 무안공항 항공기 추락 참사가 있었던데다 전세계에서 비행기 사고가 많이 보도되는 요즈음,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신 분들께는 진심 어린 애도를 전하며... 비행기로 이동하는 모든 분들이 안전하고 평안한 여정을 경험하시길 기원합니다.
리모델링이 한참 진행 중인 후쿠오카 공항에 무사히 도착해 국내선으로 이동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갈아타 무사히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겨울이라 오후 5시만 넘어도 금방 해가 져버려서 아주 어두운 밤인 것 같지만 저는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합니다, 후후. 일단 배가 너무 고프니 짐만 호텔에 던져둔 채로 바로 밥먹으러 가보겠습니다.
후쿠오카하면 뭐다? 돈코츠 라멘이 탄생한 곳이다~ 후쿠오카 오면 꼭 먹어야할 음식으로 모츠나베, 돈코츠 라멘, 병아리 과자 등등 여러가지 거론되는데요. 사실 원래 가려고 했던 나카스카와바타 키린(中洲川端 きりん)이 재료 조기 소진으로 문 닫음 이슈로 인해(그걸 직접 매장 앞까지 가서 확인한 나...) 다음 선택지는 이치란 라멘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굽이 있는 부츠를 신고 갔는데, 도저히 더 멀리 걷지는 못하겠더라구요. 일본에 안 가보신 분들이라도, 이치란 라멘은 PB상품 개발까지 활발히 진행되어 한두번 들어보신 분들이 있을텐데요. 사진으로 보이는 이 곳이 이치란 라멘의 총본점입니다. 워낙 유명한 곳이다보니 저녁시간이 훌쩍 지나도 웨이팅 라인에는 사람이 많았는데요. 워낙 접객도, 회전율도 좋은 곳이다보니 30분 이내로 기다리니 바로 주문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건물이 엄청 커보이지만 1층과 2층만 식당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구요. 2층으로 안내를 받아 조금 더 기다리는데 전광판 패널을 통해 어떤 자리가 비어있고, 어떤 자리가 취식 중에 있고, 어떤 자리가 다음 손님을 맞이할 준비 중이라는 인포그래픽이 신속하고 귀엽기도 해 사진으로 남겨보았습니다. 빅뱅의 멤버였던 승*가 그대로 차용해와 문을 연 아오리의 행방불명도 제가 다른 포스팅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었죠? 이치란의 시스템을 그대로 카피해 온 아오리의 행방불명에서 여러 번, 그리고 오사카 이치란 라멘에서 한 번, 경험해본 이 확실한 매뉴얼은 미식을 즐기는 분들이 꼭 한번 경험해보셨으면 합니다.
그야말로 혼자서 식사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고, 식당에서 있을 법한 불편사항 민원도 이렇게 일본인스럽게 제안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니. 일단 자리로 안내받으며 '이랏샤이마세!!!'하는 우렁찬 인사를 들으면 그제서야 '와, 나 일본와서 이치란 라멘 먹는구나'하는 생각이 파팍 듭니다ㅎㅎ
주문은 자리 안내 전 키오스크를 통해 미리 해두었으니 앉아서 가만히 기다리면 2분 남짓한 시간이 지나 라멘이 스스슥 하고 나옵니다. 저는 아직까지 1차로 실패한 나카스카와바타 키린의 아쉬움이 있어 이번엔 예전과 조금 다르게 주문해보았습니다. 진한맛+기름기 매우 진함+마늘 1쪽 버전으로요. 크리스마스 이브고 뭐고 유난히 바람이 매서웠던데다가 초행에 이리저리 헤맨지라 언 몸을 샤르르 녹일 수 있는 뜨끈한 국물을 먼저 한입 먹어봅니다. 오? 과한 도전이었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있는데요? 기다린 건 35분 가량, 음식 서빙까지 2분, 다 먹는데 5분 걸렸습니다. 국물 한 스푼 남기지 않고 다 먹을만큼 지이이인짜 맛있습니다. '어디에나 있는 이치란 라멘이니 꼭 후쿠오카에서 먹을 필요는 없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후쿠오카에 갔다면 꼭 한 번 먹어볼만한 맛입니다.
둔둔해진 배를 두들기며 돈키호테에 가서 부탁받은 여러 품목을 구입한 후(진심 결제 끝내고 나오는데까지 4시간 걸림, 나랑 안맞아) 자정이 지나 현란해진 유흥가를 지나며 조금 출출해 야식으로 타코야키를 사먹었습니다. 하카타 킨타코(中洲名物 博多金蛸) 라는 곳인데, 호텔로 돌아오는 길이 조금 으슥했지만 알사탕처럼 타코야키 하나씩 질겅질겅 씹으면서 돌아오는 맛이 좋았습니다. 치안 좋다는 일본인데, 뭔 일이야 있겠냐하는 담대함으로 뚜벅뚜벅 걸어 1일차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맑고 쾌청한 둘째날이 밝았습니다. 일본은 아직 한국만큼 춥지 않아서 노랗게 단풍이 든 우람한 나무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네요. 바로 위 사진으로 나온 곳은 구시다 신사(櫛田神社)로, 명성황후를 시해한 히젠도가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여러 신을 모시는 일본인의 풍습에 따라 한국인이 참배를 피해야하는 곳으로 손꼽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꺼림찍한 기분이 있어 굳이 오랜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습니다. 시차 적응을 할 필요도 없는데 너무 빨리 눈이 떠진 탓에 가려던 식당이 문을 열기까지 기다리기에는 뭐, 적당했습니다.
근처 하카타 향토관에 들러 이 지역이 어떤 역사를 갖고 있는지 한번 쭉 둘러본 후 마침내 카로노우롱(かろのうろん)에 도착했습니다. 여긴 구글맵을 통해 추천을 받은 곳인데요. 일본 현지인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해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다만, 이 곳은 음식 사진을 촬영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점포 여기저기에도 사진을 찍지 말라고 적혀있어서 실제 음식 사진은 못찍었네요. 저는 면을 좋아하는데, 그 중 제일 안땡기는 걸 찾으라면 우동이거든요? 밀가루 맛이 팍팍 느껴지는 두꺼운 면이 무슨 맛이 있다는거지 싶어 딱히 제 돈주고 사먹을 생각을 하지는 않았는데, 이 곳 카로노우동은 정말 맛있습니다. 국물은 약간 짭짜름하고 면은 탱글하고, 무엇보다 튀김으로 올려진 우엉이 국물에 절여진 이후에도 바삭바삭하고 쫄깃했어요. 후쿠오카 유명 빵집에서 아기 주먹만한 소시지 빵 하나만 집어도 500엔이 나오는데, 가격도 정말 합리적이구요. 관광지에 사는 일본인들은 실제로 무얼 사먹나, 궁금하신 분들에게 카로노 우동 한번 들러보시라고 추천합니다. 아, 떠올리니 또 먹고 싶네요.
배도 부르겠다, 이제 할 수 있는 건 관광과 쇼핑 밖에 선택지가 없어 포켓몬샵에도 들렀습니다. 예전 삼아인터내셔날의 프로필 사진 세계관이었던 포켓몬스터가 아주 귀엽더라구요. 저 많은 스티커 중에 제가 한땀한땀 만들어드린 여러분의 캐릭터를 골라보았습니다. 고르다가 가격을 보니, 사지는 못하겠더라구요. '이거 사줘!', '엄마, 나 저거 사줘!' 떠드는 아이들 사이에서 잔뜩 웅크린 채로 제가 찾아낸 스티커를 사진으로만 남겨왔습니다. 거기 잘 있지? 하나에 4천원짜리 스티커들아?
생각해보니 이 날이 크리스마스 당일이잖아요. 후쿠오카 타워에도 트리가 그려졌습니다. 모모치 해변에서 석양 사진을 찍고, 후쿠오카 타워를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 이제 또 저녁 먹으러 갑니다.
이 곳은 주택가에 숨겨진 현지인 맛집 후지야식당(ふじや食堂)입니다. 후쿠오카 타워에서 나오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근처 세븐일레븐에서 제가 찾던 접이식 우산을 딱 발견했지 뭐예요. 완전 럭키비키잖아~?를 속으로 외치면서 고즈넉한 주택가를 누비다가 '아 맞다, 이 근처에 일본 가정식 맛집이 있다고 했는데?'하면서 찾으니 바로 코앞이었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이미 입소문이 난 덕인지 A4 파일로 된 메뉴판에는 사진과 어눌한 한국어 설명이 보태어져 있었는데요. 외국으로 여행을 갔으면 그 나라 말로 주문해보는 것도 재미잖아요. 파파고 번역기를 돌려 '치킨 남바 오네가이시마스~'라고 주문했습니다. 저녁 특선이 700엔이라니, 정말 합리적이지 않나요?
달큰하고 촉촉한 치킨남바 정식을 깔끔하게 다 먹음 인증샷.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크리스마스 당일이라 그런지 가게 내부에는 일본인 가족과 친구로 보이는 일행, 그리고 외국인은 저 밖에 없었는데요. 꼭꼭 씹어 밥을 다 먹고 아직 온기가 남은 차까지 다 마시는 동안 테이블 서랍을 열어봤더니 이 곳을 거쳐간 여행자들의 메모가 수북히 쌓여있더라구요. 낯선 땅에서 가끔 한국어로 적힌 메모를 발견하니 반가운 마음도 들고, 고된 여정으로 지친 여행객들이 서로 온정을 나누는 모습을 의도치 않게 발견해 힘도 조금 나는 순간이었답니다.
호텔 근처 하카타역 근처로 돌아오니 크리스마스 마켓이 성행하고 있네요. 추운 날이긴 해도 눈 앞에 반짝이는 루미나리에을 보고 있으니 12월 25일의 감흥이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근데 하루 2만보를 달성한 날이라 그런지 다리가 너무 아파요. 얼른 호텔로 돌아가야겠어요.
지난 해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구었다는 야마자키 하이볼을 편의점에서 겟해 아늑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에서는 달콤 쌉싸름한 자몽 하이볼만 먹던 제게 야마자키의 진한 위스키향은 꿈나라로 직행하게 만들어줍니다. 근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시간을 보니 이미 새벽 두시였어요ㅋㅋ 내일 일정이 여행 중 가장 빠듯한 날이니, 꿈 하나도 꾸지 않고 딥슬립에 빠져듭니다.
3일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일생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오픈런을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날이라 스타벅스에 들러 호지차도 한잔 하고~ 심심해서 쿠팡에서 구입해간 엔화 동전지갑도 다 채운 기념으로 사진 찍고 놀았습니다. 오픈런한 백화점에서 원하던 상품도 마지막 남은 하나를 겟챠하고 이번 일정 중 가장 고가의 식사를 하러 N번째 오픈런을 하러 달려갑니다. 대마도에서 잡아온 참치 먹으러 갈겁니당.
텐진역 근방에 위치한 마구로 토 고한 쿠로다한(マグロとご飯 黒田飯)에 도착했습니다. 11시 오픈인 점을 감안해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이미 웨이팅 라인이 어마어마 하더라구요. 앞뒤로 한국분들이라 얼마나 유명한 곳인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곳은 백화점을 비롯해 여러 쇼핑몰이 가득해 한국의 가로수길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도대체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며 한시간 남짓을 기다리자 자리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답니다.
제가 주문한 메뉴명이 뭐더라... 다랑어덮밥이네요! 구글맵에서 찾아볼 때는 메뉴판이 예전 버전이라 가격이 인상됐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었는데 QR로 메뉴판을 인식하니 2~3천엔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일단 모양새가 너무 이쁘고, 맛이 기대한 맛이 아니더라도 인스타 감성은 낭낭하다 생각하며 한 입 먹어봤는데 왠걸, 진짜 너무 맛있는 거예요! 부산 사람인지라 광어회나 해산물은 처돌이라더라도 굳이 참치를 왜 사먹어? 라고 생각했던 제가 미식에 대한 눈을 뜨는 정도의 감격이었다고 해야할까요. 일단 신선한 다랑어의 육질이 살아있었고, 비린맛 제로, 탱글한 육질과 촉촉한 식감, 씹으면 씹을 수록 달큰한 맛이 한 스푼, 또 한 스푼 사라지는 게 아쉬울 정도였어요.
곁들임 메뉴로 나온 생강채와 한입, 덮밥 아래 조미되지 않은 맨밥에 해초 반찬을 곁들여 또 한 입, 어떻게 먹어도 맛있어서 식당에서 밥먹다가 이렇게 한 순간씩 사진을 많이 남긴 게 언제적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덮밥이 워낙 촉촉해 국물 생각이 간절하지 않았으나 직원이 안내해준 대로 육수를 붓고 밥을 조금 덜어 해초 반찬과 함께 먹었더니 말끔한 국물이 너무 맛있는 거예요. 사실 대기한지 한시간쯤 되었을 때 '얼마나 맛있나 두고 보자', '이정도로 기다리면 뭘 먹어도 맛있겠지' 회의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그런 상념이 모조리 사라질만큼 만족스러운 맛이었습니다. 진짜로, 만약 후쿠오카 여행을 또 가게 된다면 일행에게 반드시 추천할 첫번째 식당이 여기가 될 것 같아요.
역시나 설거지가 필요없을만큼 싹 다 먹음 인증샷을 남기고 다시 거리로 나가봅니다. 아, 그리고 이쯤에서 동선이 맞지 않아 아쉽게도 가보지 못했던(하지만 동료의 강추를 받을만큼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후쿠오카 맛집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스시사카바 사시스(하카타) <블로그 후기 바로가기>
👆 여기 가봤는데 진짜 맛있어요!
여긴 마지막날 들렀었는데 좀이따 사진 나옵니다 웨잇!
키와미야 함바그(체인점) <블로그 후기 바로가기>
우오츄 카이센동(텐진) <블로그 후기 바로가기>
👆 돈지루를 꼭 같이 먹어야 한대요!
동료가 여긴 꼭 가보라고 했는데 못갔습니다...
저 대신 많이많이 가주세요ㅠㅠ
멘야카네토라(텐진 본점) <블로그 후기 바로가기>
배 둔둔~하게 잘 먹었지만 이렇게 새초롬한 날씨에는 핫초코가 딱이겠다 싶어 바로 맞은 편 골목 안에 자리한 리틀 스탠드 다이묘점에서 바리초코를 주문해 꼴딱꼴딱 또 먹었습니다. 단 걸 안좋아하는데, 추위에 지친 여행자에게 딱인 디저트였어요. 무엇보다 서툰 일본어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사장님께 물어봤는데 너무 흔쾌히 괜찮다고 해주셨고, 근처를 배회하던 제가 메뉴가 준비되었다는 알림에 바로 대응하지 못하자 대기 중이던 일본인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기도 했어요.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지만 손짓발짓으로 서로 의미가 통한다는 걸 느꼈을 때 다가오는 온기가 잊혀지지 않아 구글맵 리뷰도 남겨두었다죠ㅎㅎ
다이묘 거리를 배회하다 동료를 통해 알게된 휴먼메이드 매장에도 잠깐 들르고(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라 도망치듯 나오긴 했지만) 골목길 사진 명소로 유명한 길에도 접해 사진도 많이 남겼습니다. 거창한 여행지를 탐방하는 것도 좋지만, 일본은 이런 골목길 노상 감성을 느낄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저녁이 되어 건담 구경하러 갔습니다. 후쿠오카 여기저기 건담이 수호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여러 쇼핑몰이나 관광지에서 건담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는데요. 라라포트 후쿠오카는 도심과 조금 떨어져 있지만 이참에 시내버스도 한번 타보고 재밌었습니다.
건담 키트 하나 살까했는데 캐리어가 이미 찰만큼 다 차버려서 어떡하나 고민하다 사진만 많이 남기고 돌아왔답니다. 근데 또 살만한건 재고가 있냐고 물어보니 다 품절아라는 거예요. 바로 옆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다 쓸어담고 있던데 그 때문이 아닐까... 예전에 IFC에 사무실이 있었을 적에 반다이남코 코리아에서 행사로 건담 조립 키트를 나눠준 적이 있었는데요. 동료한테 연락해 예전에 내가 줬던 그거 다시 돌려달라고 하고ㅋㅋ 그 덕에 지금 제 컴퓨터 바로 옆에서 미니미한 건담이 저를 지켜주고 있네요.
여행 마지막 날, 후쿠오카를 떠나며 근교 가이드 투어를 시작합니다. 누운 소가 여럿 보이는 이 곳은 다자이후 천만궁입니다. 현재 천만궁은 리모델링 공사 중인데요. 앞편에 마련해둔 간이 신사도 썩 멋있었습니다. 도심을 떠나 일본 정원의 정수도 구경하고, 많게는 천년, 적게는 몇 백년의 역사를 품고 자라난 커다란 나무도 감상하며 조용한 동네를 많이도 걸었답니다.
짱구는 못말려에서 익히 보던 주택가도 현지인처럼 걸어보고.
노천여행으로 유명한 유후인으로 자리를 옮겨 예약해두지 않으면 당일에 식사하기 힘들다는 모미지(もみじ)에서 후쿠오카 특산품인 표고버섯, 고구마 튀김이 곁들여진 튀김 정식(C set)도 맛봤습니다. 종업원이 일본어와 영어를 동시에 구사하셔서 소통하는데 전혀 어렵지 않았고, 일본에 도착해 최대한 여러 메뉴를 먹어보겠다는 일념 하에 주문한 튀김정식은 세트 메뉴 중 가장 저렴했지만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후인에서 온천은 안 즐겼냐구요? 후쿠오카 호텔에 대욕장이 있어서 1일 1온천을 즐겼기에 노천탕은 다음에 부모님 모시고 와서 경험하는 걸로 아껴두었습니다.
바쁘다 바빠. 벳푸로 이동해 가마도 지옥 온천에서 호빵과 사이다도 먹었네요(많이 먹었넹). 아, 근데 저 조합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진짜 맛있어요! 삶은 계란 별로 안좋아한다 하시면(물론 계란도 맛있지만) 고기호빵 드세요. 육즙이 촤라라한게 느므 맛있음.
온천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벳푸를 해가 질 때쯤 되어 빠져 나옵니다. 후쿠오카로 돌아가 저녁을 먹고 공항으로 바로 이동할 생각입니다. 여행의 마지막이 보이네요.
짜란-. 드디어 동료가 추천한 스시사카바 사시스(すし酒場 さしす KITTE博多店)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막 저녁시간 때 쯤이라 캐리어를 질질 끌면서 힘겹게 도착했더니 이미 웨이팅 라인이... 네, 후쿠오카 여행은 본격 웨이팅과의 전쟁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킷테 하카타는 대형 쇼핑몰로, 좀전에 크리스마스 루미나리에 사진에서 확인했던 하카타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데요. 건물이 이어져있어서 이동이 편하답니다. 여느 때처럼 웨이팅 라인을 유도한 바리게이트 뒤에 서서 힘겨운 줄서기를 시작합니다. 근데 왠걸? 저녁 시간이 조금 지나자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일본인도, 한국인도, 중국인도, 다같이 줄을 서있었는데 훌렁 다 빠져나가고 제 차례가 너무 빨리 왔습니다.
올 겨울에 방어를 못 먹었어요, 제가. 잿방어 스시 빠르게 주문하고, 목 막힐까 싶어 계란 스시도 추가하고, 또 생선 스시 뭐 하나 주문했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나넹. 아, 백종원 아찌가 일본 이자카야에서는 꼭 시킨다던 연어알 감자 덩어리도 주문하고~ 눈 앞에서 제가 주문한 스시가 촥촥 준비되는 걸 감상하며 조금 기다리니 저렇게 영롱한 음식들이 하나씩 준비되었습니다. 바로 옆에 한국인 친구들이 자리해 앉았는데요. 풀샷을 찍기 위해 메뉴가 나와도 꿋꿋이 참더라구요. 저는 그럴 여유도 필요도 없을 것 같아 나오자마자 바로 한 입 먹었습니다. 먹고나서 옆 자리에 말 걸 뻔 했어요. '빨리 먹어요, 왜 그걸 아껴두고 있어요'라고. 맨김이 조금 치덕거리긴 하지만 스시는 역시 일본입니다. 맛있어요. 존* 맛있어요. 추천해준 팀원에게 연락할 뻔 했습니다. 개맛있다고.
뭐, 이래저래 흔들리고 초점도 안맞는 걸 보시면 아시겠지만 맛있어서 제정신이 아니었던 걸로 하겠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저는 바로 공항으로 이동해 귀국편에 올라야한다는 사실이 아쉬울만큼 맛들어진 식사였습니다.
후쿠오카는 작은 지역이라 3박 4일의 일정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사실 맛보지 못한 것들이 많아 여운이 남기는 했습니다. 여러분은 2024년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벌써 2025년이 시작된 지 두달 째를 맞이하지만 1년 간의 노력과 애씀을 보상받는 의미로 떠난 즉흥 여행을 함께 감상하시며 올 한 해 어떤 곳으로 떠나볼지 미리 계획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꼭 못 떠나더라도 어때요. 여행은 준비하는 순간부터가 가장 행복한 걸.
더 좋은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